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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와 챗지피티

AI 시대의

Created: 2024, 01 03 >Updated: 2025, 07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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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국립 서양 미술관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일본 여행에서 좋았던 순간 중 하나가 도쿄의 국립서양미술관을 갔을 때였다. 이 곳은 건축물 자체도 유명하고 교과서에서 보던 서양화를 전시하고 있는걸로도 유명한 곳이었다. 유명세만으로 기대를 하고 갔었는데 주제를 알아보지 않고 갔었다. 가보니 주제가 큐비즘이라는 처음듣는 단어였다. (알고보니 한국에서는 입체주의라는 용어로 쓰이고 있었다. 입체주의하면 피카소가 떠오르는 대중적인 용어였다.)

조르주 브라크 - 만돌린을 든 소녀
조르주 브라크 - 만돌린을 든 소녀

큐비즘이 뭔지도 모르는 채로 전시를 보는데 오디오 가이드를 들으면서 그림을 보는데 피카소의 그림이 있었는데 별로 대수롭지 않게 봤다. 근데 해설을 들어보니 근대의 인상파(고흐 등 그래도 사람이 알아볼만한 그림을 그리던 시기) 이후 하나의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회화에 위기가 찾아왔고, 피카소와 함께 또 다른 친구(조르주 브라크)가 큐비즘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위기를 넘어서려고 하는 순간이었고, 그래서 피카소 하면 생각나는 기괴한 그림이 그곳에 있었다.

사진기의 발명
사진기의 발명

위에서 말한 위기는 1800년대 후반에 발명된 사진기의 등장이고, 그림보다 정확하게 묘사할 수 있는 도구가 생기면서 그림의, 그림 그리는 사람의 존재가 불필요해질 수도 있었다. 그 시기에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가 함께 회화(그림)만이 표현 가능한 것을 찾으려 했고 큐브를 여러 개 그려서 대상을 표현하는 식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입체파라는 말보다 큐비즘이라는 말이 더 와닿기 시작했다.

피카소 - 우는 여인
피카소 - 우는 여인

그렇게 큐비즘이 어떤 식으로 점점 회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게 되는지 피카소의 생각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이걸 보면서 생각난 게 현 시점에 AI가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면서 개발자의 위기가 아닌가하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사실 모든 직군에서 위기로 느낄만하다.) 회화만이 할 수 있는 걸 찾으려고 한 피카소처럼 인간 개발자만이 할 수 있는 걸 찾아내는 개발자계의 피카소가 회사나 근처에서도 나올 수 있다.

AI가 만든 진주목걸이를 한 소녀 패러디
AI가 만든 진주목걸이를 한 소녀 패러디

AI 시대에 개발자의 역할을 찾는 것이, 사진기 발명 이후 회화(그림)의 역할을 찾는 과정을 보고 영감을 받고 참고 할 수 있겠다 싶다. 큐비즘 이후에, 그리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은 어떻게 발전했고, 어떤 것을 그리고 있는지 관심을 갖고 참고를 하고 싶어졌다. (하지만 동시대의 현상을 파악하는 것은 역사를 파악하는 것보다 힘들 수도 있다..)

침착맨 영상에 나온 ai 분석 장면
침착맨 영상에 나온 ai 분석 장면

Dall-E가 그림을 그려주지만 디자이너들은 화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AI가 할 수 없는 것을 가장 빨리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Dall-E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디자이너가 아닐까 싶다. 침착맨(이말년)이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과 인간이 그린 그림을 구분할 때 항상 디테일을 확인해서 손모양이 이상하거나 하면 인공지능으로 정확히 포착해냈는데, 이런 디테일을 알고 수정할 수 있는게 디자이너이지 않을까 싶다. 개발에서도 마찬가지로 챗지피티가 써주는 코드 역시 개발자가 디테일하게 수정하기는 쉬울 것 같다.

이미 개발자들도 개발자들의 역할에 대해 많은 의견을 나누고 있고, AI가 지금 당장 개발자를 대체 할 수 없을거라 보이지만, 늘 해오던 대로 해서는 AI가 머지않아 대체할 수 있을 것이고 (심지어 요구사항 정의와 설계까지도), 피카소가 회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한 것처럼 개발자도 인간 개발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을 회화를 통해 영감을 얻고 나아갈 길을 모색하면 좋을 것 같다. 현대판 피카소는 우리 주변에서 나올 수 있겠다. 기대된다.

그리고 큐비즘이 어떤 방식으로 회화만이 표현 가능한 것을 찾아나갔는지 아직 잘 몰라서 사실 아직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 큐비즘은 사실을 모방하기를 그치고 현실과 다르게 그림을 그렸지만, 개발은 예술적 감각보다는 현실에 닿아있어야 할 것 같은 부분도

르코르뷔지에
르코르뷔지에

비고. 놀랍게도 그 전시의 끝 부분에는 실용주의 건축가로 유명한 르코르뷔지에라는 건축가의 그림이 있었고 (이 박물관의 건축가이기도 한데 이걸 나중에 알고 소름돋았다) 큐비즘 이후에 다시 기능성을 중시하는 회화도 등장했다는 점은 AI를 극복한 이후의 인간에게도 또 발전할 미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3줄요약

  1. 일본여행 갔다왔다
  2. 사진 발명 이후 피카소가 회화만이 할 수 있는 걸 고민한 것을 AI 시대 개발자만이 할 수 있는 걸 고민하는데 참고하자
  3. 개발계의 피카소는 누구나 될 수 있다.